비트코인 다시 뜬 3가지 이유...‘뱅크런 공포’ ‘금리동결 기대’ ‘곧 올 반감기’

실리콘밸리은행(SVB) 등 미국 은행들의 파산 쇼크에도 가상화폐 대장주인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전날(14일) 밤 3400만원대까지 급등했다가 상승분을 일부 반납했지만 15일 현재도 3200만원대에 거래 중이다. 스마트폰 시대를 맞아 전통은행의 뱅크런이 금융 위기의 또 다른 진원지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가상화폐의 매력이 커질 것이란 분석이다. 은행 파산 여파로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란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곧 반감기가 온다는 점도 비트코인 상승에 투자자들이 동참하는 이유다.

15일 오후 3시 50분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에서 1비트코인 가격은 전일보다 0.27% 오른 3257만9000원(2만445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각 미국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도 전일보다 1.41% 오른 3240만원대(2만4932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등 미국 은행들의 잇단 폐쇄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 등 주요 가상자산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14일 서울 서초구 빗썸고객센터에서 비트코인 시세가 전광판을 통해 표시되고 있다. 2023.3.14/뉴스1

14일(현지 시각) 비트코인은 9개월 만에 장중 2만6000달러를 돌파했다. 2만6000달러를 넘어선 것은 작년 6월 이후 9개월 만이다. 지난 10일 SVB 파산 소식이 나온 뒤 1만9990달러까지 밀렸던 비트코인은 현재 2만4930달러대를 넘어서며 약 23% 올랐다. 비트코인 외에도 이더리움, 이더리움클래식, 알트코인(비트코인 외 가상자산) 등이 대체로 급등했다.

SVB에 이어 뉴욕주 소재 시그니처은행까지 파산하면서 비트코인은 피난처로 인식되고 있다. 예금자들이 클릭 몇 번만 하면 멀쩡하던 은행이 파산할 수 있다는 사실이 기존 전통은행들의 시스템 취약성으로 이해되는 분위기다. 여기에다 그간 하락 폭이 심했다고 생각한 투자자들이 매수세에 가담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 기조의 ‘멈춤’은 분명한 호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SVB와 시그니처은행의 파산으로 이달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거나, 큰 폭으로 인상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이번 달 기준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우세했으나 분위기가 바뀌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연준이 이달 FOMC에서 금리를 25bp 올릴 확률을 77.5%로 보고 있다. 전날 65.0%보다 높아졌다. 이날 보고서는 FOMC 전 마지막으로 나온 주요 물가 참고 자료다.

 

금융업계는 심지어 이달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에 베팅하고 있다. 노무라증권은 투자노트에서 “다가오는 금융 안정성 위험에 대응해 연준이 3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25bp 인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기존에는 50bp 인상을 전망했지만, 단숨에 인하 예상으로 바꾼 것이다. 골드만삭스도 이달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감기도 비트코인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지점이다. 비트코인은 약 4년 주기로 채굴에 대한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든다. 반감기 2년 전 급락하고, 반감기 전년부터 상승하는 사이클이 4년마다 반복되고 있다. 첫 번째 반감기는 2012년, 두 번째 반감기는 2016년, 세 번째는 2020년 5월에 발생했다. 대부분 비트코인 상승기와 맞물려 있다. 비트코인의 다음 반감기는 2024년 5월 중으로 예상된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내년 비트코인 반감기에 대한 기대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기 회복과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등으로 본격적 가격 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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