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27일 통일부 업무 보고에서 “통일은 그냥 오는 것이 아니다. 통일이 되려면 북한과 우리, 주변 상황 모두 바뀌어야 한다”며 “감성적 접근 대신 냉철한 판단을 하고 준비해 달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통일은 갑자기 찾아올 수 있으니 준비된 경우에만 그것을 실현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김은혜 홍보수석이 전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 인권 실상과 정치 상황을 우리 국민과 주변국들이 잘 알도록 알려 드리는 것이 필요하다”며 “통일부는 북한의 정치·경제·사회·문화 상황을 더 많이 연구해야 한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통일부·행정안전부·국가보훈처·인사혁신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뉴시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만약 북한이 남쪽보다 더 잘산다면 그쪽 중심으로 (통일이) 돼야 될 거고, 남쪽이 훨씬 잘산다면 남쪽 체제와 시스템 중심으로 통일이 돼야 되는 게 상식 아니겠느냐”라며 “그렇기에 북한 주민들도 가능한 한 (자신들의) 실상을 정확하게 공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자유와 인권, 번영이 보장되는 체제로 남북 국민의 자유로운 선택에 의해 통일이 이뤄져야 한다는 원칙을 밝힌 것”이라고 했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윤 대통령 발언과 관련해 “북한 상황에 대해 우리 국민한테 퍼뜨리면 결국 북한 쪽에도 환류될 수 있다는 취지”라며 일각에서 제기된 대북 전단 살포나 대북 라디오 방송 등에는 선을 그었다. 권 장관은 북한에 장관급 회담 등을 제안할 의향을 묻자 “직접 검토하고 있지는 않다”면서도 “회담은 언제나 환영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국가보훈처 업무 보고에선 “국가 안보를 위해 헌신한 분들, 범죄와 재난으로부터 국민 안전을 지켜준 분들도 보훈 대상이 돼야 한다”며 “대부분 제복을 입은 공직자 분들이 해당된다”고 했다. 이어 “정부의 재정적 지원보다 더 중요한 일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한 분과 그 가족들이 제대로 존중받을 수 있는 문화의 확산”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그분들을 인정해 드려야 한다. 이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라며 “그렇게 된다면 이분들을 위해 세금이 쓰이는 것을 국민들이 크게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국가보훈처는 공적이 낮게 평가된 독립유공자는 재심사를 통해 훈격을 상향하기로 했다. 올해 국가유공자 보상금을 2008년 이후 최대 폭인 5.5% 인상하고, 지급액이 낮았던 상이 7급, 6·25전몰자녀수당 등은 대폭 추가 인상하기로 했다. 대통령실 인근 용산공원의 임시 개방 공간에 보훈 상징 조형물도 건립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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