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은행장 이승열) 하나금융연구소(소장 정희수)는 "'중산층의 상속 경험과 계획'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3일 밝혔다.
하나금융연구소에 따르면 중산층의 상속에 대한 높아진 관심과 인식을 확인하고, 이들이 겪는 어려움과 필요사항 등을 살펴보기 위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조사를 통해 중산층은 당 연구소 '대한민국 금융소비자보고서 2024' 조사 데이터를 토대로 총자산 상위 50% 이상을 기준으로 했다. 총자산 상위 50% 기준은 5억 원대(서울 수도권 외는 3억 원대)다.
50대 남성 K씨는 2남 2녀 중 장남이다. 10년 전 아버지가 병환으로 돌아가시면서 3억 정도 자산을 물려주셨다. 유언이 따로 없으셨던 터라 본인이 장남임에도 동생들에게 베푸는 마음으로 똑같이 나누자고 했다. 하지만 임종 전 아버지를 잠깐 간병했던 동생은 고생한 것에 비해 충분치 않다며 욕심을 부렸다. 그 동생과는 그때 사이가 틀어져 아직까지도 서먹하다. 머지않아 어머니가 돌아가시게 되면 남은 상속 문제로 또 마주쳐야 할 텐데 벌써부터 한숨이 나온다.
K씨는 부인과 함께 자녀들에게는 이런 분쟁거리를 남기지 말자고, 미리 계획을 세우자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사실 마음만 있지 뭘 준비해야 할지 막막하다. K씨는 서울 성동구에 10억 원대의 아파트가 한 채 있고 예금과 주식, 보험 등을 합치면 금융자산도 3-4억원 된다. 자녀에게 절반씩 물려줄 생각인데 자산이 10억 원이 넘으니 세금이 걱정이다. 내 노후를 생각하면 부동산도 활용해야겠고, 절세를 생각하면 생전에 증여도 해야 하는데 어떻게 계획해야 할지 모르겠다. 혼자 준비하자니 자신이 없고 전문가를 찾자니 부담스러운데 거래 은행에서 노후 상담과 함께 상속 전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면 훨씬 쉽게 이용하고 전문적이어서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위 K씨의 사례는 대한민국 중산층이 겪고 있는 전형적인 상속 경험이다. 최근까지 부동산을 중심으로 한 자산가치의 지속적 상승으로 K씨와 같은 중산층도 잠재적 상속세 부과 대상자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설문을 통해서도 상속이 더 이상 부자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특히 40대의 경우 절반 가까이가 상속이 더 이상 부자들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의견에 동의했다.
자녀에게 자산을 물려줄 계획이 있는 중산층 10명 중 8명은 상속을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상속 준비의 적절한 시점에 대해 60대는 아플 때, 40대는 '가능한 빨리'라고 응답해 상속 시점에 가까워져서가 아니라 미리 준비하려는 인식으로 바뀌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준비가 필요한 이유로는 '절세'(46%)를 가장 많이 꼽았고 다음으로 자녀에게 경제적 안정 제공(34%), 노후 생활자금의 원활한 운용(29%), 법적 갈등 예방(23%) 등을 언급했다.
최근에는 증여를 활용해 향후 상속세를 줄이려는 움직임도 늘고 있다. 설문 결과 상속은 보통 부모로부터 1~2회 정도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나, 증여는 40대 31%, 60대 이상 9%로 젊은층에서 2회 이상 증여 받은 경험이 이전 세대보다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고, 이는 비과세 한도 내에서 자산을 분할해서 자녀에게 물려주거나 부동산 등 자산가치가 떨어졌을 때 미리 자녀에게 이전해 줌으로써 절세하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상속 경험자에게 상속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었는지 조사한 결과 70%가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 간 재산 분할 분쟁(23%)보다 상속에 대한 준비 부족과 상속 절차상의 어려움(46%), 법률 및 세금 문제에 대한 지식부족(41%), 상속세 등 경제적 부담(29%)이 어려움의 주된 원인이었다.
상속을 계획하는 중산층의 60%는 상속을 스스로 준비할 의향을 보였으며 그보다 적은 40%가 전문가의 도움을 계획했다. 하지만 상속을 경험한 경우 스스로가 아니라 전문가의 도움을 받겠다는 의향이 미경험자보다 1.3배 더 높았다. 전문가 중에서는 세무-법률가의 도움을 우선시했고, 은행-증권-보험사 등 금융회사가 다음으로 높았다. 다만, 금융회사는 세무-법률가 보다 지인의 소개로 이용한다는 응답이 낮아 아직까지 금융회사가 상속 전문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사실을 잘 모르거나 낯설어하는 것으로 해석됐다.
초고령 사회 진입을 앞두고 K씨와 같은 베이비부머를 포함한 고령층의 사망에 따른 상속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측되면서 금융회사들은 상속 전문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국내 주요 은행 모두 유언대용신탁을 중심으로 미래 피상속인을 위한 절세 컨설팅에서 유언 집행에 이르는 토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상속 계획자의 67%가 이용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0대 여성 A씨는 인터뷰에서 "공신력 있는 기관을 통해 유언장 작성부터 요양 시설 연계 등 노후케어까지 포괄적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 굉장한 메리트"라고 얘기했다.
우리나라는 가계자산 구조 특성상 부동산의 비중이 가장 높고 당연히 향후 부동산을 물려주겠다는 의향이 가장 높았다. 하지만 과거와 달리 저축, 투자, 보험 등 금융상품으로 상속하겠다는 의향도 높아지고 있다. 또한 상속을 위해 즉시연금과 치매안심신탁, 비금전신탁 등 신탁 상품 위주로 추가 투자하려는 의향도 과거보다 높아졌다.
최근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유언대용신탁'에 대해서는 전체 응답자의 9%만이 알고 있으나, 상품에 대한 설명을 제시했을 때 42%가 이용 의향을 보일 만큼 관심이 있었다. 특히 자녀가 없는 1인 가구에서 일반 가구 대비 이용의향이 더 높아 향후 1인 가구가 증가와 함께 유언대용신탁의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초고령사회, 상속을 위한 금융상품 운용과 절세를 포함한 법률 컨설팅, 유언장 작성 지원 등에 대한 서비스 수요 증가는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이며 이를 동시에 충족할 수 있는 금융회사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연구소 황선경 연구위원은 "자산이전은 가족 관계에 민감한 영향을 미치고 노후 설계와도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 일회성 이벤트에 그칠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며, "세무ㆍ법률가를 통한 상담 외에도 금융사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상속 전문 서비스를 통해 현명한 노후 준비 전략을 세울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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