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지염은 말 그대로 기관지 점막이 바이러스나 세균 등에 감염된 것을 말한다. 기도에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침투하여 감기에 걸린 뒤 기침과 가래가 오래 지속되면 기관지까지 세균이 침투하여 기관지염에 걸릴 수 있다. 이때 인체는 염증을 치료하기 위해 열을 올리고 폐 속의 염증을 내보기 위해 기침을 한다. 대부분 기침하면 감기나 천식을 먼저 생각하지만, 사실 감기보다도 많이 기침하는 대표적 질환이 기관지염이다.
호흡기는 크게 상기도(上氣道)와 하기도(下氣道)로 나뉘는데, 상기도 부분에 감염이 있는 것이 감기라면 기관지염은 대부분 하기도에 염증이 생긴다. 그리고 감기는 대체로 며칠 지나면 낫지만, 기관지염은 그렇지 않다. 기관지염은 기침이 일주일 혹은 열흘 이상 계속되고 면역력이 떨어지면 2~3주가 지나도 잘 낫지 않는다. 기관지염의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가래, 기침, 발열, 가슴 통증, 혈담(血痰 : 피 섞인 가래) 등이 있는데, 만성이 되면 미열과 기침, 가래 등의 증상이 오랫동안 떨어지지 않는다.
천식은 어린 아이들도 많이 걸리지만, 기관지염은 환경적 요인이 크기 때문에 주로 노인에서 많이 발생한다. 천식이 기관지염과 다른 점은 기침과 동시에 숨이 차고, 고양이 울음소리 같은 호흡음이 들린다는 것이다. 그리고 천식을 말할 때 흔히 ‘해소 천식’이라고 하는데, 한의학에서는 해수(咳嗽) 천식이라고 한다. 해(咳)는 가래 없이 기침 소리만 나는 것을 의미하고, 반대로 수(嗽)는 소리 없이 가래만 나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해수는 가래도 있고 소리도 나는 것으로, 폐가 상한 데다 폐에 비습(脾濕 : 지라의 습기)이 움직여서 생긴다.
기관지염은 급성과 만성으로 나뉜다. 급성 기관지염은 급성 바이러스 감염의 일부로, 감기에서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침, 가래, 호흡곤란, 숨 쉴 때 쌕쌕 소리 등이 나타나지만, 기관지를 심하게 손상시키지는 않는다. 만성 기관지염은 2년 연속, 1년에 3개월 이상 가래가 있고 기침이 지속되는 질환이며, 급성을 방치해서 오는 경우가 많다. 만성 기관지염은 이미 기관지에 이상이 있을 때 주로 생기는데, 자극적인 물질의 흡입에 따른 기관지의 변화가 가장 흔한 원인이다.
특별히 건강상 다른 문제가 없는 성인은 급성 기관지염을 앓은 후 합병증이 남지 않는다.하지만 노인이나 심폐 기능이 약한 사람은 감염이 폐로 전파되어 폐렴이 발생할 수 있다.또 만성 기관지염이 오래 계속되면 기관지확장증, 부패성 기관지염, 폐기종, 기관지 결핵 등 치료하기 어려운 질환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치료를 서두르는 것이 좋다.
기관지염에 좋은 한약재로는 오미자, 맥문동, 백합 뿌리, 머위꽃 등이 있다. 오미자는 흩어진 기운을 몸의 중심으로 모아 폐를 보호하고 기침을 멎게 하는 작용이 탁월하다. 오미자 20~30g을 물에 달여서 하루 3번에 나누어 끼니 뒤에 따뜻하게 데워서 먹으면 좋다. 다만, 열이 있거나 위·십이지장 궤양, 고혈압 환자에게는 좋지 않으므로 주의를 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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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합 뿌리는 가래, 기침, 호흡곤란과 함께 입이 마르고 가슴에 열이 맺힌 듯 답답함이 있을 때 먹으면 좋다. 백합 뿌리가 신경안정제 역할도 하고, 노인의 정력과 기력을 늘려주기도 하기 때문이다. 하루에 백합 뿌리 8~12g을 물 500cc에 끓여 반으로 졸여서 차로 여러 번 나누어 마시면 좋다.
맥문동은 호흡곤란, 얼굴이 벌겋게 상기되거나 협통(脇痛 : 갈빗대 부분이 결리고 아픈 증상)을 일으키는 기침, 목구멍이 마르며 가래가 걸린 듯한 경색감(梗塞感)이 있고 잘 뱉어지지 않으며, 쉽게 분노하고 억울함, 우울, 초조, 가슴 두근거림과 답답함 등의 증상 완화에 좋다. 맥문동은 8g을 물 500cc에 멀겋게 끓여 반으로 졸여 하루에 여러 번 나누어 마시면 된다.
머위꽃은 끈끈하고 흰 덩어리가 많은 가래가 나오는데 아무리 뱉어도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막히는 증상, 빈번하고 계속되는 기침을 하며 때로 협통을 느끼고 구역질, 식욕부진 등 면역기능 저하의 증상이 현저할 때 먹으면 좋다. 하루에 머위꽃 8g을 물 300cc에 끓여 반으로 졸인 뒤 2~3회에 나누어 마시면 된다. 이런 약재들은 건재 약국에서 구할 수 있으며, 참고로 머위꽃은 ‘관동화’라는 약명으로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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