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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대금을 디지털 화폐로 주고받는 시대가 온다

오늘은 내 인생의 가장 젊은 날

by 마메쏙 2024. 4. 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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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큰에 송금조건 등 ‘프로그래밍’

무역결제 등을 빠르고 안전하게

한국은행, 기축통화국들과 실험

 

무역대금을 디지털 화폐(CBDC)로 주고 받을 수 있을까? 이는 무역 상대국에서도 디지털 화폐를 대금으로 받아 통용할 수 있어야 하는 국제거래 문제여서 쉬운 일이 아니다.

 

한국은행은 우리나라가 미국·영국·일본 등 주요 기축통화국과 함께 디지털화폐로 해외 송금을 비롯한 국가 간 지급결제 거래가 가능한지 따져보는 국제 실험을 진행한다고 최근 밝혔다. 
 
국제결제은행(BIS), 기축통화국(미국·영국·일본·프랑스·스위스)·멕시코의 중앙은행, 국제금융협회(IIF)와 공동으로 추진하는 것으로 이름은 ‘아고라(Agora)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는 ‘토큰화’된 예금(tokenised commercial bank deposits)과 기관용 중앙은행 화폐(tokenised wholesale central bank money)를 활용해 통화시스템 개선 가능성을 모색하는 국제 협력 사업이다. 
 
토큰화는 예금을 비롯한 금융상품이나 부동산 등 전통적 자산을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플랫폼에 기록될 수 있도록 ‘디지털 증표’로 변환하는 과정을 말한다. 토큰화된 기관용 중앙은행 화폐는 CBDC(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와 사실상 같은 개념이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그동안 각국이 진행한 국내 사례 중심의 실험을 넘어, 예금 토큰과 CBDC로 해외 송금 등 국가 간 지급결제의 기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에 초점이 맞춰질 예정이다. 
 
현행 국가 간 지급결제 시스템은 나라마다 법률과 규제, 기술 준수요건, 운영 시간대 등이 다른데다 탈세·자금세탁 방지 절차가 여러번 반복적으로 이뤄지면서 비용이 많이 들고 속도도 느리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국제결제은행 혁신허브의 수장인 세실리아 스킹슬리는 “오늘날 어떤 거래가 수행되려면 수많은 지급·결제 시스템과 회계원장, 데이터 레지스트리(데이터에 대한 정보를 저장·관리하는 시스템)가 또 다른 복잡한 시스템을 통해 서로 연결돼야 한다”며 “아고라 프로젝트에서는 핵심 디지털 금융 인프라에서 이 모든 것을 한데 모아 좀 더 효율적인 새 공통 지급결제 플랫폼을 만들고자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우리는 단지 기술 테스트만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실험 참가국에서 실제로 국가 간 지급결제를 수행하는 금융회사와 함께 각 통화의 구체적 운영·규제·법적 조건을 적용해 기술 검증을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현송 BIS 경제 보좌관 겸 조사국장도 “아고라 프로젝트를 통해 금융 무결성과 통화시스템 거버넌스를 위한 안전장치를 희생하지 않고도 새로운 기능들이 제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금융소비자와 직접 만나는 은행과 은행 간 거래를 담당하는 중앙은행이 한 플랫폼에 참여해 토큰화된 예금과 CBDC를 사용하면, 토큰 프로그래밍을 통해 GPS(위성항법장치)상 세계 일정 지점을 교역품이 통과하는 동시에 일정 대금이 먼저 결제·송금되는 ‘스마트 계약’을 체결할 수도 있다.
 
아고라 프로젝트 실험이 기존 ‘2계층 통화시스템(중앙은행·상업은행 이중 구조)’ 기반을 유지한 채 이뤄지는 만큼, 중앙은행 뿐 아니라 민간 금융기관도 실험에 참여한다. 민간 기관 모집과 중개자 역할은 IIF가 맡고, 한국을 비롯한 7개 참가국의 다수 금융기관이 선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윤성관 한은 디지털화폐연구부장은 “국내에서 테스트 중인 CBDC에서 예금토큰이 들어오고, 기관용을 발행하는 개념을 국가 간으로 확대한 것이 아고라 모델”이라면서 “글로벌 금융인프라를 위한 스탠다드 설정에 한은이 처음부터 참여하게 됐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실험이 BIS의 관련 프로젝트 중에서 가장 큰 규모로, 주요 5대 기축통화국뿐 아니라 각 참가국의 여러 민간 금융기관도 참여할 것”이라며 “개념 검증(PoC) 단계를 넘어 실거래 구현 전 단계인 프로토타입(초기 시제품) 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실험 참여로 향후 관련 국제 표준(스탠더드) 설정 과정에서 한국은행뿐 아니라 국내 민간기관이 중요한 역할을 맡거나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은은 글로벌 금융 인프라를 만드는 새로운 스탠다드 설정 작업에 한국이 처음부터 참여하게 됐다는 점과 이를 통해 한국의 민간 기관이 신규 사업 영역을 발굴할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점한은은 특히 우리나라가 기축통화국과 함께 참여한다는 점에서 한은의 CBDC 연구·개발의 성과가 국제사회에서 인정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우리나라가 주요 무역국이자 IT 강국으로서 무역금융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발굴·제시할 것으로 기대한다.
 
한은은 현재 국내에서 진행 중인 CBDC 파일럿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추진해가는 한편, IIF와 함께 국내 민간 부문의 참여를 지원하고, 외환과 금융, 통화, 지급결제 등 금융 전반에 걸쳐 관계 기관과 긴밀히 협력할 계획이다.

 

한편, 한은은 올해 4분기 중 기관용 CBDC를 기반으로 은행들이 예금토큰을 발행해 일반인 10만 명을 대상 테스트에 나선다. 참가 은행들은 예금 토큰을 발행하고 일반인 참여자들은 디지털 바우처 기능이 적용된 예금 토큰을 실제 상거래 등에 이용하는 실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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