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에 이어 크레디트스위스(CS)의 유동성 위기로 금융 시스템에 대한 불신이 확대되면서 안전자산인 금과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에 투자심리가 급격히 쏠리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물 금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50.50달러(2.6%) 오른 트로이온스당 1973.5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해 4월 18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며 SVB사태 이전보다 10% 가량 급등한 수치다.
금 가격이 상승하면서 금펀드도 상승세다. 최근 일주일(10~17일) 누적 수익률은 6.15%를 기록한 데 반해 같은 기간 해외 금융회사에 투자하는 해외금융펀드(-6.32%)와 국내금융펀드(-4.80%) 등은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금 가격이 상승한 이유는 경기둔화에 대한 불안심리와 더불어 최근 발생한 금융리스크 확대가 이유로 꼽힌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은행권의 불안으로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감이 약화로 이어졌다"며 "이에 금과 같은 안전자산으로 투자 심리가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30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3.2% 오른 28020.23달러(3672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해당 수치는 SVB 파산 사태가 발생한 지난 10일 이후 약 40% 가까이 상승한 수치다. 같은 시간 이더리움도 SVB 파산 이전 대비 12.2% 오른 1781달러(약 233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비덴트(6.03%), 우리기술투자(3.49%), 위지트(1.48%) 등과 같은 가상화폐 관련주는 금융주 폭락 이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홍콩에 상장된 삼성 비트코인 ETF도 전 거래일 대비 6.15% 상승했다.
민지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가상화폐 상승에 대해 “주식 등 위험자산과 유사한 흐름을 보이던 가상화폐가 대표 안전자산인 금과 동조화 현상을 보였다”면서 “업계에서는 기존 제도권인 은행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며 인출된 금액이 탈중앙화 자산인 비트코인으로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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