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열리는 ‘증권형 토큰’ 시장…증권사들, 시장 선점 잰걸음

금융위, 이번 주 관련 가이드라인 발표
국내 증권사들, 플랫폼 개발 등 관련 사업 준비

 

금융위원회가 조만간 ‘증권형 토큰’(STO·Security Token offering)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증권사들이 새로 열리는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증권형 토큰이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토큰 형태로 발행하는 증권을 의미한다. 새로운 형태의 투자 자산이라 국내에서 아직 명확한 정의가 마련되지 않았다.

금융위원회는 이달 19일 열리는 제6차 금융규제혁신회의에서 증권형 토큰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예정이다. 증권형 토큰의 제도권 진입이 코앞으로 다가오자, 국내 증권사들도 분주해진 모습이다. 증권형 토큰을 미래 먹거리로 보고 자리를 선점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 /권유정 기자

KB증권은 관련 플랫폼 개발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11월부터 블록체인을 활용한 토큰 발행, 온라인 지갑 거래 기능, 매체 연동 기능 등 사전 테스트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투자증권은 두나무의 블록체인 기술 자회사 ‘람다256′과 제휴를 맺고 증권형 토큰 플랫폼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이달 초 리서치센터에 디지털자산리서치팀을 신설해 관련 보고서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 안으로는 투자자들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인 ‘영웅문S#’에서 증권형 토큰을 거래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부동산이나 음악 저작권 등 조각 투자 인기가 커지면서 증권형 토큰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늘어났지만, 현재 증권형 토큰의 범위나 규제는 모호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가이드라인 발표 후 관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심수빈 키움증권 연구원은 “당국에서 증권형 토큰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한다면, 국내 증권형 토큰의 범위나 증권성 판단 기준 등이 이전보다 명확해질 것”이라며 “이는 디지털 자산 시장의 성장성을 더욱 기대하게 만드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증권형 토큰을 다수 투자자에 대한 증권 취득 청약의 권유라는 점과 증권법상 공모 규제를 받는다는 점에서 기업공개(IPO)와 공통점을 가진다고 봤다. 그러나 증권형 토큰은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한 탈중앙화, 거래 자동화 등의 특성을 보인다는 점에서 IPO와 차별된다고 했다.

키움증권은 증권형 토큰을 부동산과 같은 실물이나 금융 자산을 작게 나누고 이를 블록체인 기반의 토큰에 연동해 거래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정리했다.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토큰화된 자산이 증권인지의 여부를 결정하는 증권성 심사 기준이 중요하다”면서 “이런 증권성 심사는 기존의 자본시장법과 향후 입법화될 디지털 자산법의 관할 범위를 명확히 한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김 선임연구원은 “증권형 토큰이 활성화됨에 따라 나타날 수 있는 증권형 토큰의 구조적 취약성에 대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면서 “증권이 토큰화되면 유통성이 증가하고, 투기적 요소가 높아질 수 있는데 이에 대한 투자자 보호 장치도 논의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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