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돈을 벌려고 꿈을 포기할 필요는 없다

오늘은 내 인생의 가장 젊은 날

by 마메쏙 2025. 5. 3. 00:00

본문

728x90
728x90

 

“하고 싶은 일과 돈 버는 일 중 어느 것을 골라야 하느냐”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 GettyImages

 

20대 대학생이 나에게 이렇게 질문했다. “하고 싶은 일과 돈 버는 일, 둘 중 어느 쪽을 쫓아야 하나요.” 이 학생에게는 꿈이 있다. 하고 싶은 일이 있고, 그 일에서 성공하고 싶다. 오랫동안 가져온 꿈이며, 그 꿈을 위해 계속 나아갈 각오도 돼 있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하고 싶은 일이긴 한데, 그 일로 큰돈을 벌긴 어렵다는 점이다. 먹고살 수는 있지만 잘사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평생 부자가 될 일은 없는 셈이다. 

꿈이 중요하다지만 일생을 돈에 쪼들리며 사는 건 누구도 바라지 않는다. 그렇다면 꿈을 포기하고 차라리 돈 버는 일에 몰두하는 게 나을까. 일단 돈부터 충분히 번 다음에 하고 싶은 일을 해도 되는 것 아닐까. 나이가 들어 어떤 일을 시작하면 그 일에서 크게 성공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하지만 어쨌든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니 돈을 먼저 벌고 좋아하는 일은 미루는 식으로 타협하는 게 낫지 않을까.

일 vs 돈, 어느 쪽이 정답일까 

젊어서는 돈 버는 일보다 하고 싶은 일, 꿈을 추구하라는 충고도 있다. 젊은이들의 멘토인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저서에서 돈보다 일에 초점을 맞추라고 조언했다. “자기 분야에서 성공하면 돈은 저절로 따라온다. 자기 일을 열심히 해 성공하는 게 양쪽 모두를 취할 수 있는 방법이다. 자기 일을 못하면서 돈만 쫓다 보면 결국 일도, 돈도 놓치게 된다.”

자기 일을 잘하면 돈도 따라온다”는 건 맞는 말이지만 한계가 있다. 자기 분야에서 일을 잘하면 돈이 어느 정도 따라오긴 한다. 그러나 큰돈은 아니다. 중산층, 잘하면 상급 중산층까지의 돈은 벌 수 있다. 하지만 부자가 될 정도는 아니다. 자기 일에서 성공했을 때 큰 부자가 될 수 있는 분야가 몇몇 있긴 하다. 금융, 축구·야구 같은 인기 스포츠, 방송 등 업계에서 성공하면 ‘성공〓큰 부자’ 공식이 성립한다. 하지만 대부분 업종에선 일에서 성공이 부자와 연결되지는 않는다. 잘해야 상급 중산층 정도일 뿐이다.

큰돈은 자기 길을 열심히 걷는다고 저절로 얻어지는 게 아니다. 돈 버는 걸 바라고 그 길을 가야만 큰돈이 생긴다. 비유하자면 자기 앞에 있는 길을 꾸준히 걸어 해발 몇백m 산은 오를 수 있어도, 에베레스트산은 오를 수 없는 것과 같다. 에베레스트산은 저 산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정하고 의도해야만 오를 수 있다. 마찬가지로 적당한 돈은 자기 일을 열심히 하다 보면 생기지만, 큰돈은 따로 목적으로 삼고 바랄 때 들어온다.

300x250



“하고 싶은 일과 돈 버는 일, 둘 중 어느 쪽을 택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대한 내 대답은 이렇다. ‘하고 싶은 일’과 ‘돈 버는 일’은 양자택일 대상이 아니다. 하나를 고른다고 다른 하나는 선택할 수 없는 갈림길이 아니라는 뜻이다. 둘 다 추구해야지, 둘 중 하나만 선택하는 게 아니다.

많은 사람이 꿈과 버킷리스트를 헷갈려 한다. 달성하고 싶은 대상이라는 점에서는 비슷하지만 둘은 절대 같지 않다. 꿈은 자기 인생을 걸어서라도 하고 싶은 일이다. 일회성 사건이 아니라 평생 추구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버킷리스트는 그런 게 아니다. 자주 꼽히는 버킷리스트로 ‘오로라 보기’ ‘한라산 오르기’ 등이 있다. 오로라는 극지방에 가서 한 번 보고 나면 버킷리스트가 달성된다. 해마다 오로라를 보러 가는 것도 아니고, 계속 그 자리에 머물면서 매일 오로라를 보는 것도 아니다. 한라산도 한 차례 올라갔다 오면 버킷리스트가 완성된다.

728x90

오로라 보러 간다고 화가 못 되나

꿈은 단 하나다. 꿈이 없는 사람이 많긴 하지만, 꿈이 있는 경우 보통은 하나다. 하지만 버킷리스트는 무수히 많을 수 있다. 살면서 경험해보고 싶은 많은 것이 다 버킷리스트가 될 수 있다. 

꿈과 버킷리스트는 서로 충돌하는 게 아니다. 그림 그리는 화가가 되고 싶다는 건 꿈이다. 오로라를 보거나 한라산에 오르고 싶다는 건 버킷리스트다. 여기서 꿈을 이루는 것과 버킷리스트를 이루는 건 아무런 연관성이 없다. 화가를 준비하면서 오로라를 보러 갈 수도 있고, 화가가 돼서 오로라를 보러 갈 수도 있다. 오로라를 보러 간다고 해서 화가가 될 수 없는 게 아니고, 오로라를 안 본다고 해서 그림을 더 잘 그리는 화가가 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오로라를 직접 보는 게 그림 그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버킷리스트는 꿈을 더욱 활성화한다.

버킷리스트끼리도 서로 충돌하지 않는다. 오로라도 보러 가고 한라산도 오를 수 있다. 어느 한 가지를 한다고 해서 다른 걸 못하는 게 아니다. 그러나 꿈은 충돌한다. 화가가 되겠다는 꿈과 운동선수가 되겠다는 꿈은 양립할 수 없다. 하나는 직업으로 삼아야 하고 다른 하나는 취미로 해야 한다. 아마추어라면 모를까, 프로로서 모든 걸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꿈과 버킷리스트, 버킷리스트와 버킷리스트끼리는 충돌하지 않는다. 이 둘은 같이 추구하고, 또 같이 달성할 수 있다.

그럼 큰돈을 버는 건 꿈일까, 버킷리스트일까. 꿈인지 버킷리스트인지 구분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지속성을 보면 된다. 화가가 꿈이라고 해보자. 이 사람은 그림 한 점을 그리는 게 목표가 아니다. 1년 동안만 그림 그리기를 바라는 것도 아니다. 10년, 20년, 평생 그림을 그리는 게 목표다. 나이와 관계없이 계속할 수 있는 게 꿈이다. 만약 어떤 직업을 갖는 게 꿈이라면 최소한 정년퇴직을 해 그 업무를 더는 할 수 없을 때까지 일하는 게 목표라고 할 수 있다.

그에 반해 버킷리스트는 평생 추구하는 일이 아니다. 한 번 경험하거나 어느 수준까지 달성하면 충족되는 일이다. 오로라는 한 번 보면 버킷리스트가 달성된다. 턱걸이 10번 하기가 버킷리스트라면 턱걸이 10번을 달성하면 이제 손을 뗄 수 있다. 

꿈은 달성하기 어렵고 버킷리스트는 쉽다는 뜻은 아니다. 에베레스트산 정상을 오르는 게 버킷리스트라면 이 버킷리스트를 달성하기까지는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린다. 체력을 길러야 하고, 낮은 산을 오르며 꾸준히 연습해야 한다. 어쩌면 한 평생을 노력해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에베레스트산 정상을 한 번 오른 다음에도 계속해서 에베레스트산을 오르려 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꿈이 아니라 버킷리스트라는 얘기다.

투자 등 큰돈 버는 방법은 많아

자, 이제 돈 버는 일은 꿈일까, 버킷리스트일까. 어떤 사람이 돈을 벌고 싶다고 말할 때 그는 평생 돈 벌기를 원하는 걸까. 나이 60~70세가 돼서도 계속 돈을 벌겠다는 걸까. 부자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돈을 벌고 나서도 죽을 때까지 돈 버는 일을 하고 싶다는 뜻일까. 

그렇지 않다. 사람들이 돈을 벌고 싶다고 말할 때 그 속뜻은 충분한 돈으로 잘살게 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어느 정도 돈을 벌면 그 돈으로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거나 돈 걱정 없이 편하게 살고 싶다는 뜻이지, 계속 돈만 버는 삶을 살고 싶다는 게 아니라는 얘기다. 그러면 이건 꿈이 아니라 버킷리스트다.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최고경영자(CEO)처럼 90세가 넘어도 돈을 쓰기보다 햄버거만 사 먹으면서 계속 돈 버는 일에 매진한다면 돈 버는 게 꿈이 맞다. 그러나 대다수 사람은 일정 수준 이상 돈을 벌면 더 벌기보다 돈을 쓰거나 다른 일을 생각한다. 이건 버킷리스트다.

“하고 싶은 일과 돈 버는 일, 둘 중 어느 쪽을 쫓아야 하나요”라는 질문으로 되돌아가보자. 내가 해주고 싶은 말은 ‘하고 싶은 일’은 꿈이고, ‘돈 버는 일’은 버킷리스트라는 것이다. 둘은 서로 충돌하지 않는다. 화가의 길을 걷더라도 오로라는 충분히 보러 갈 수 있다. 좋은 화가가 되기 위해 오로라를 보러 갈 수 없다고 말하거나, 오로라를 보러 가느라 화가가 될 수 없었다고 말하는 건 얼마나 우스운가. 돈 버는 일이 꿈과 대치된다고 생각하는 건 돈 버는 일을 주로 직업과 연관 짓기 때문이다. 하지만 직업이 아니더라도 투자 등으로 돈을 벌 수 있는 길은 많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포기해야만 돈을 벌 수 있는 건 아니라는 얘기다. 그건 “나는 꿈을 이뤄야 해서 결혼할 수 없어요”라는 말과 같다. 돈을 벌려고 꿈을 포기할 필요는 없다. 돈 버는 일은 버킷리스트다. 꿈과 함께 추구할 수 있는 일이다. 

728x90
728x90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