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타닐' 마약중독에도 의사면허 유지…연 50회 마약 셀프 투약 의사 44명

감사원, 보건복지부 정기감사 결과 공개
수사기관의 의료법 위반 통보에도 복지부 장기간 방치하다 내부 종결

 

'펜타닐' 또는 '페치딘' 중독자로 치료보호 이력이 있는 의사와 간호사인데도 '의료인 면허'가 유지되는 등 보건복지부의 의료인 관리가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인 스스로 마약류를 처방·투약한 사례가 한해 50회를 넘는 의사가 최근 5년간 44명이나 됐다.
 
감사원은 19일 이런 내용의 '보건복지부 정기 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에서 "의료인이 정신질환과 마약류 중독으로 의심되는 경우에도 판정절차가 없다는 사유로 방치되는 것을 확인했다"며, 복지부에 적절한 관리방안을 마련한 것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의료법에 따르면 '정신질환자'와 '마약류 중독자'는 의료인 결격자로 의료인 면허 취소대상이다.
 
그러나 현행 의료법에 '정신질환'의 개념은 망상과 기분의 장애 등으로 일상생활의 영위가 어려운 사람으로, '마약류 중독'은 마약·대마·향정신성의약품 중독으로만 정의해, 이를 근거로 의료인 결격 여부를 판단해 면허를 취소하기가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정신질환 의료인 면허취소는 지난 2017년 간호사 1명이 '미분화 조현병'을 자진 신고한 것이 전부이고, '마약류 중독' 의료인에 대한 면허취소 사례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감사에서는 우선 정신질환으로 치료감호를 받은 의사 1명과 한의사 1명이 면허를 유지 중이다.

감사원은 "지난 2020년 이후에만 치매와 조현병 등으로 치료받은 의료인이 각각 102명, 70명이며, 이비인후과 전문의 1명은 조현병 치료를 받던 37개월 동안 최소 1만 6840건의 의료행위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1명은 치매 치료를 받던 38개월간 최소 6345건의 의료행위를 수행했다"고 밝혔다.
 
마약류 중독의 경우도 '펜타닐' 또는 '페치딘' 중독자로 치료보호이력이 있는 의사 2명과 간호사 1명이 의료인 면허를 유지 중이다.
 
감사원은 "의사 4명이 법원 판결 등에서 자신이나 가족 명의로 마약류를 투약한 사실이 확인됐으나 면허를 유지 중이고, 의사 1명의 경우 142회의 마약류 투약에도 복지부는 의료인 결격 여부 등을 판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지난 2018년 5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의료인 본인이 직접 마약류를 처방·투약한 횟수가 연간 50회를 넘는 의사가 44명이며, 이 중 12명은 연간 100회 이상인 것으로 감사 결과 드러났다.
 
보건복지부는 특히 수사기관으로부터 의료법 위반 의료인을 통보받고도 장기간 방치하다가 처분시효 만료로 총 24건을 처분 없이 내부 종결하기도 했다.
 
잘못 투약한 프로포폴로 환자가 사망하자 진료기록을 허위로 작성한 혐의로 입건된 의사의 경우 복지부가 검찰로부터 관련 통보를 받고도 처분시효가 도과될 때까지 그대로 두다가 종결 처리된 바 있다.
 
복지부는 또 지난 2018년부터 2023년까지 의사 등에 대한 1999건의 행정처분 중 1848건에 대해 경제적 곤란 호소 등 주관적 이유를 들어 처분시작일을 지연하는 등 행정처분을 자의적으로 관리하기도 했다.
 
이에 감사원은 "보건복지부장관에게 의료인 결격사유에 해당하는 '정신질환자' 및 '마약·대마·향정신성의약품 중독자'를 확인하기 위해 의료계와 전문가가 참여하는 판단 절차를 제도화하는 등 의료인 결격자에 대한 적정한 관리방안을 마련할 것"을 통보했다.
 
아울러 "복지부장관에게 의료인 등에 대한 행정처분시효 관리를 철저히 하도록 주의를 요구하는 한편, 행정처분 관리가 체계적으로 이루어지도록 보건의료인 행정처분심의위원회 강화 등 실효적 개선방안을 마련하며, 합리적 기준에 따라 처분 시작 일을 연기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방안을 마련할 것"을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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